한국에는 없는 기아 EV5 태국 판매가격 및 상황 (Kia EV5)
태국에 수많은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공장 설립 약속과 함께 공격적인 진출로 인해 기존 일본 자동차 브랜드 텃밭이라고 불리던 태국시장에 큰 변화를 만들고 있다. 실제 중국 브랜드들은 태국을 동남아시아 수출 전진기지, 더 나아가 유럽과 미국의 관세보복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태국을 이용할 예정이라는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태국은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의 생산 공장의 기지로 내수 판매용도 있지만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에 판매하고 멀리 호주까지 수출보내는 전 세계 10위 자동차 생산 국가다. 자국 브랜드 하나 없이 자동차 생산 세계 10위라는 순위는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일본 자동차 브랜드를 생산해 주면서 갖춘 자동차 생태계를 많이 갖추고 있고 타 국가에 비해 아직까지는 가격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태국에 자동차 시장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한 이유는 다수의 유명 자동차 브랜드에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 태국을 먼저 생각할 정도로 동남아시아에서는 중요한 시장이고 자동차 생산을 하면서 쌓인 자동차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도 상당한 국가라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1백만바트 (한화로 약 3천8백만 원) 이하로 살만한 차가 별로 없던 태국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는 확실히 부숴버리면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그래서 현대 기아 자동차는 태국 내 공장 설립 검토를 알리며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 여러 준비를 했다. 그러면서 중국 내수용으로 만든 EV5를 빠르게 태국으로 들고 오면서 중국이 부셔놓은 자동차 관세 장벽을 이용해 중국 생산 기아 EV5를 태국에 판매를 시작했다.
2024.03.26 - [방콕아재자동차생활] - 중국 전기차의 현실 (태국 진출 현재 상황)
1백만 밧 아래는 아니지만 기존처럼 한국 판매가격의 거의 2배라는 터무니없는 가격대를 형성하지는 않아서 꽤 괜찮은 시장 반응을 이끌어냈다. 태국사람들도 지지부진한 일본 전기차는 선택할 수가 없고 처음 보는 중국 자동차를 사기보다는 그동안 검증을 마쳤던 한국 전기 자동차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래서 EV5는 상당히 호응이 좋았다.
실제로 기아 전시장은 카니발 신형 출시때만큼 사람들의 관심도 받고 기아 자동차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전기차 홍보를 위해 부스를 설치하는 등 여러 노력을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판매량이 못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태국 사람들도 전기차로 넘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한국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가격이 형성된 태국에서는 한국보다 훨씬 신중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는 고가품으로 더 많은 선택의 잣대를 만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할 수 있겠다.
태국 판매가격 (괄호 안은 현재 환율, 뉴스에서 중국 판매가격이 2천만원대)
EV5 Light : 1,299,000 THB( 5,038만 8,210 원) EV5 Air : 1,399,000 THB EV5 Earth Long Range : 1,599,000 THB EV5 Earth Exclusive AWD : 1,799,000 THB (6,978만 3,210 원)
두 번째는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다는 점이다. 옵션이나 기능적인 부분에서 태국에 판매 중인 중국 전기차에 비해 더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지만 더 뛰어난 기능을 갖춘 것은 없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빠른 배터리 소모다. EV5는 중국 내수 판매용으로 만들어진 모델로 한국에는 판매하지 않는다. 당연히 중국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NCM 배터리가 아닌 LFP 배터리를 선택했는데 그게 타 중국 브랜드들에 비해 소모가 훨씬 심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중국 전기차 브랜드와 기아 EV5를 시승해보지 않아서 단언할 수 없지만 태국 유저들 사이에서 배터리가 생각보다 더 빨리 소모된다는 이야기가 상당히 많다.
마지막으로 급하게 만든것인지 중국 내수용이라 가격에 신경 쓴 것인지 약간 엉성하다는 평가가 많다. 사진으로 봤을 때 호응이 상당히 좋았고 주변 태국 지인들도 실제로 시승을 해보기 위해서 기아 매장을 찾은 사람들도 많았다. 공통적인 평가는 뭔가 빠진 느낌이 강하다고 한다. 아무래도 태국에 주로 판매하는 모델이 카니발이고 가장 먼저 들고 왔던 전기차가 EV9이라 기대가 높았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2024.07.25 - [방콕아재자동차생활] - 지커 믹스 사진 및 스펙 Zeekr Mix
태국 자동차 시장에서 아직도 굳건히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의 판매량이 가장 높지만 정말 불패라고 불리는 모델들이 중국 전기차의 진입으로 인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많이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 기아 자동차도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이고 그 사이에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신뢰를 쌓는다면 정말 한국 자동차의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계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