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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이야기

태국사람들의 저축과 생활 방식

방콕슈퍼대디 2018. 3. 5.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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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나고 자라면서 배운것은 얼마가 되더라도 저축의 개념을 배운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설날, 추석 등과 같이 명절에 세뱃돈으로 받으면서 부터 저축을 시작했는데 습관이라는건 무섭다. 유대인들은 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 준다고 하지 않나? 부모님의 내리사랑은 한국만큼 강하게 작용하는 곳도 흔치 않지만 저축을 가르치는 가정과 사회적 분위기는 굉장히 좋은 문화인것 같다. 필자는 이제 한국의 전통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저축의 개념이 많이 사라졌다. 그 이유와 변명에 대해 태국 생활과 함께 엮어 풀어보려 한다. 

태국과 한국은 기후적 차이가 제일 먼저 난다. 365일 더운 태국과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는 한국은 봄과 여름에 성실히 준비하지 않으면 가을에 수확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가을에 흥청망청 써버리면 추운 겨울을 나지 못한다. 태국은 오늘도 내일도 비슷한 날씨와 날짜의 개념이 흐리멍텅 해지는 늘 똑같은 날씨를 유지한다.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지역 사람들이 낙천적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에서의 생활처럼 하루에 많은 일들을 하기엔 많은 제약이 따른다. 더운 날씨에 야외 활동은 금방 지쳐 버리게 하고 시간 개념이 타이트 하지 않아 일이 늘어지기 일쑤다. 한국의 사계절이 한국인의 저축의 개념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반면 더운 태국에서는 저축의 개념이 부족하지만 어떻게 살아가는가? 

우선 태국은 굶어 죽을 수 없는 나라라고 한다. 한국에 비해 몇배가 넓은 면적에 인구는 비슷하다. 수도 방콕의 인구 밀집도는 서울만큼 높지만 씨만 뿌리면 저절로 자라는 축복받은 땅을 가지고 있다. 일년에 삼모작 혹은 사모작까지 가능한 땅과 따뜻한 기후덕분에 수많은 열매와 과일들이 난다. 삼시세끼 식사를 할 때 차이가 조금 나는데 한국은 식사때 든든하게 먹는다. 그래야 힘내서 활동 할 수 있다. 태국은 많이 먹는 경우는 적다. 언제든지 먹을 수 있다는 안도감은 하루 삼시세끼가 아니라 다섯번에서 열번까지 나눠서 먹는다. 조금 먹지만 자주 먹는 특징을 볼 수 있다. 

넓은 땅을 가진 태국은 방콕에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도 쏭크란이나 새해처럼 명절이 되면 다들 지방의 고향 집으로 내려가는데 대부분 좋든 나쁘든 지방에 본 집이 있다. 지방에서 올라와 방콕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언제든지 힘들면 지방의 집에 내려가서 쉴 것이라는 마음이 많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쉴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이다. 

옷차림은 과시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이 많아 과도하게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있다. 그렇다고 모두 남의 시선을 신경쓰면서 정돈된 옷차림을 하는 것은 아니다. 더운 나라 답게 슬리퍼를 신고 반바지를 입고 목이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포르쉐나 람보르기니에서 내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의도된 연출이 아니라 일상 생활이 그런 친구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화려하게 차려입거나 정돈된 옷차림을 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의, 식, 주에 보장을 받은 태국인들은 저축의 개념이 생기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바라보면 태국에서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반적인 직장에 가게 되면 처음으로 수령하게 될 월급은 약 13,000 바트 선이다. 한국돈으로 43만원 정도. 일자리가 많은 방콕에 지방에서 올라와 생활하게 되면 월세로 들어가는데 저정도 벌이를 하는 친구들은 약 5천바트 내외의 저렴한 아파트에 지내는 경우가 많이다. 외국인들이 생활하는 콘도로 가면 기본이 10,000바트 선이니 남는돈이 없다. 일반적으로 5천바트선의 아파트에 생활하면 나머지 8천바트가 남는다. 집에서 요리를 해서 먹는 문화가 아니다 보니 대부분 밖에서 식사를 한다. 김치볶음밥 처럼 단품으로 된 볶음 요리를 먹으면 40바트에서 50바트선. 그렇게 생활비, 교통비를 제외하면 수중에 남는돈은 없다. 

대다수의 태국인이 저렇게 살아간다면 아주 팍팍한 나라로 볼 수 있다. 빈부격차가 큰 나라답게 부자들의 생활은 한국의 왠만한 부자보다 훨씬 윤택한 삶을 살고 있다. 월급과 수치상의 중산층을 보면서 태국을 평가하긴 어렵다. 저정도 월급을 받지만 한국보다 1.5배에서 2배정도 비싼 자동차를 사서 몰고 다니고 주말에는 지방 여행을 다닌다. 어디에서 났을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축의 개념보다 하루를 살더라도 지금 행복하자. 내일은 무엇으로 더 행복해질까 라는 마음으로 자신에게 투자하는 경우가 잦다. 


이렇게 태국에서 살아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문화에 젖어 들고 행복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저축을 포기하면서 자기 위안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태국에 살지만 이방인인 필자는 노후에 저들과 같이 지방에 가서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채찍질 하면서 조금은 다른 방식을 유지해야 하지만 지금 이순간 행복하고 싶다. 후회 없는 삶은 없다. 그렇지만 적어도 태국에서의 생활이 한국에서 처럼 치열한 경쟁에 치여 되돌아가기 싫은 과거를 만들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오늘도 태국에서 살아가고 나는 지금 행복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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